한국 초등학교 졸업장도 못받고 5학년에 온 캐나다. 입학하기전에 학교에 한번 들렀다. 거기서 교장선생님과 마주보고 앉아서 어색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집에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통역아저씨랑 교장선생님이랑 영어로 쏼라쏼라 하다가 갑자기 어른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다!
"(이런... 나의 영어실력을 보여줘야하는건가...)"
"Hi~ How are you today?"
"(우훗.. 이정도 쯤이야..) 아임 파인, 땡큐, 앤유?"
"Good~ What's your name?"
"마이 네임 이즈 데니, 아이 엠 12 이어즈 올드"
(우훗... 영어 참 쉽죠잉~?)
위험한 순간을 아주 센스있게 넘겼다.ㅎㅎ 영어공부에서 젤 쓸만하게 역시 이거였다는걸 알게되는 순간 ㅋ 하지만 정작 실용성 넘치는 말들은 다른거;;
입학날....
아주 뻘줌하게 가방을 메고 들어갔다. 여러 인종의 친구들이 있었다. 내 학년을 찾아 벤치에 앉았다. 한국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당황하고 조용히 앉아있을때 옆에 노랑머리 친구가 다가왔다.
"My name is Jordan, Nice to meet you." 하며 손을 흔든다.
"나이스 투 밋유 투" 하고 시선을 피했다.
옆에 다른 친구들이 키득키득 거렸다. 나같은애는 처음인가보다;; 더 뻘줌해지고 있을때 어느 반에 지정됬다고 말해준다.
(지들이 어떻게 안다고; 그냥 무시해버렸다.... 사실은 뭔소리인지 잘 못 알아들었다.)
그냥 오케 하고 있는데 반이 지정됬다. 같은 반 친구들과 줄을 서는데... 어라?! 또 다른 한국애가 있네?
모르는 아이라서 하이도 안했다;;
입학식 처음날 젤 처음 하는건 모든 나라가 똑같은가보다. 애들 이름이랑 취미 말하고 외우기 게임... 내가 말할거 생각하기도 바쁜데 애들 이름까지 외우라니;; 이름도 쉽지도 않다. Faisal, Akash, Amun... 머 아주 여러가지 있다.
이제 내 차례가 다가온다... 갑자기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앞에두명만 생각난다 ㅠㅠ
"제니퍼, 미셸......." 두명하고 막혔다.
옆에 애들이름을 다시 세뇌시킨다. 그러자 이번엔 다른 선생님이 다가와서 내 이름을 부른다. ESL 선생님이다.
"(아오...좀만 일찍 오지 ㅠㅠ)" 난 다른 한국사람들과 함께 미로같은 복도를 빠져나간다.
위에 올라갔더니 내 동생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사이같았다. 아 역시 한국인이다보니까 말은 걸수 있었다. 여기서 캐나다 첫 친구를 만든다. 선생이 쏼라쏼라 할때 한국말로 얘기하던 그 즐거운 날들 ㅠㅠ 돌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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