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일상 생활

'느린노래, 사랑노래'는 노래도 아니라는 외국친구

신비한 데니 2010. 4. 19. 06:14

나는 외국친구네 집에서 프로젝트를 많이 한다. 우리집은 작다보니 3층집인 친구네집에서 하는게 훨씬 편리하다. 게다가 컴퓨터도 2대라서 좋다.

'심심해!'

오랫동안 공부를 집중하지 못하는 터라 쉽게 질린다. 게다가 친구랑 있으니 놀게 얼마나 많은가.

'그냥 공부 해'

'그럼 노래나 틀어야지'

'듣지마!'

듣지말라는 친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음악을 찾는다. 나는 유학온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외국노래는 끌리는게 많이 없다. 최근이라서 재범이 부른 Nothing On You를 틀었다.

'아 쟤 노래 되게 못해. 꺼!'

오디오를 잘못틀었는지 집에서 들을때보다 약간 부족한듯 보였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듣고 다음 노래를 찾는다. 내가 열심히 찾는 동안 친구가 한마디 한다.

'느린노래 틀기만 해봐. 좋지도 않은 사랑이야기 노래로 하고 말야...'

나는 괜히 틀었다가 한판 대통 싸움날까봐 그냥 아는 노래중에 빠른거 없나 생각에 빠졌다.

'아.. 발라드의 시즌인데 아무것도 못듣다니... ㅠㅠ'


결국엔 아웃사이더 음악을 틀었다. 시속 300km를 자랑하는 우리의 아웃사이더. 이 친구 완전 푹 빠졌다. 공부하다가 아웃사이더한테 관심이 가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랩퍼는 누구인가로 또 한번 말싸움했다. 결국엔 내가 이겼다 ㅋㅋㅋ 친구의 음악을 틀면 분명 비트 하나는 끝내준다. 그러나 나는 계속 찾지 않게 된다. 그 이유는 문장 하나에 욕이 다 들어가있다. 이 친구는 그나마 나은편이지만 다른 외국애들은 욕이 들어있지 않는거는 아예 찾지도 않나보다.

그리고 남자애들은 랩 혹은 락이 아니면 잘 듣지 않는다. 심지어 락은 '화이트 뮤직'이라고 해서 백인들만 듣는다고 또 놀린다. 나는 특별한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좋은 가사 혹은 멜로디면 즐겨듣는다. 하지만 외국친구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친구가 그렇지는 않지만 랩을 듣지않으면 'Cool'한 쪽에 못 드는것같다.


목소리 하나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 백지영의 '잊지말아요'도 내가 즐겨듣는 이소라의 '청혼'도 사랑이야기 혹은 발라드면 아예 취급을 안한다. 외국 랩퍼는 욕을 안넣으면 안되나보다. 한국 랩들도 분명 욕이 있다. 에픽하이의 '뒷담화'는 인트로가 아주 신선한 욕들로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나 이 노래를 알까?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외국 아이들 하지만 사소한것들에 자신들만의 틀을 만들고있다는것이 안타깝다.

'한국 발라드! 뭐가 안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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