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일상 생활

내가 외국친구들에게 욕을 가르쳐주지 않는 이유

신비한 데니 2014. 7. 25. 06:09


외국어를 배울때 제일 먼저 배우는 단어가 욕이라고는 하죠. 저도 캐나다에 처음 왔을때는 영어를 그리 잘하지 않았는데요. 다행히 어린나이, 5학년때 와서 주변 외국친구들이 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들이 저와 다른 한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는건 '안녕' 하는거랑 한국 욕은 뭐가 있냐며 물어보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웃겨서 이거다 저거다 알려주곤 했는데 어느날 음악시간이였습니다.


조그만 방에서 친구들 몇명은 재시험을 보고 다른 친구들은 방 가운데서 그냥 둘러앉아서 소근소근 하고 있었습니다. 외국 친구 한명이 공책에 한국욕 어떻게 하는거냐며 적어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그냥 적어줬습니다. 키득키득 거리는데 그 순간 문제가 시작되죠. 다른 친구 한명이 공책에 뭐라고 적었냐고 하면서 다가오는거 아닙니까? 그래서 얼른 공책에 연필로 막~~ 낙서를 하면서 글씨를 덮었죠. 하지만 결국에는 지우개로 지우면서까지 확인하고 공책을 들고서는


"선생님, 여기에 나쁜 말 적어서 가르쳐줬어요!" 하고 소리치는겁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확인 한다고 공책을 보시고는 "그런거 가르쳐주는거는 옳지 않아. 다음부터는 그러지마."


음악시간이 끝나면서 다시 저희 반으로 돌아가면서 저는 너무 서럽게 울었습니다. 워낙 감성적인 아이였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너무 무심해서 탈입니다만... 지금 기억으로는 선생님이 너무 단호하게 뭐라고 한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당시만에도 착한 학생이였는데 잘못하고 혼났다는 사실에 분했던거 같습니다. 그게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로 남아서 이제는 더이상 욕같은거 물어보면 그냥 '난 바보입니다' 가르쳐주고 넘어갑니다. 혹시 이 일때문에 한국 욕 듣는게 더더욱 어색한거 같기도 해요. 그 당시를 생각하면서 적는 지금도 많이 부끄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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